두 개의 조력발전소와 하나의 이야기

2011/08/16 18:05

아산만 그리고 시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3일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한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국가 차원의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시험운전이 완료된 발전기의 발전을 3일부터 개시한다고 밝혔다. 2004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당초 11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최근 여름철 냉방 수요 탓에 전력수요가 급증해 예정보다 3개월 앞당긴 것이다.


                                          
-에너지데일리, 시화호 조력 발전소 3일부터 "ON"


 

   평택시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환경파괴와 홍수 위험에 노출된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던 아산만조력발전소 건설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장선(평택 을) 의원은 지난 9일 평택항만청과 함께 아산만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온 동서발전()이 사업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날 “동서발전 이길구 사장에게 아산만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사업철회를 요구한 결과, 이 시장이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그 동안 평택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데일리, "아산만조력발전소 건설 사실상 백지화"

  

   약 10여 일의 차이를 두고 같은 소재의 상반된 운명을 보여주는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평택에 개발 예정이었던 아산만조력발전소는 갯벌 생태계 등 환경파괴가 이유가 되어 결국 사업 철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시화 조력발전소의 경우도 이와 같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험가동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이미 전력공급에 들어가게 되었다.

 

시화 조력발전소의 모습


 

오늘날 대한민국의 조력발전

 

   물론 이 두 개의 조력발전소만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의 조력발전 관련 현황을 살펴보자. 정부는 추가적으로 전국에 조력발전소 5개를 추진 중이다. 이미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강화 조력발전소, 인천만 조력발전소, 아산만 조력발전소에 대한 사전 환경성 검토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7 20일 서울시청광장에선 조력발전 건설을 반대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정부가 조력발전소로 낙점한 지역들의 대책위가 그 주인공이다. 강화·인천·아산 등지에서 올라온 지역주민들은 조력댐이 신재생에너지로 위장해 바다와 어민의 생명을 앗아가려는 위험한 방식이라고 주장하며 추후 전국 규모의 대책기구를 결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다
 
  
각 지역 대책위의 발언처럼, 조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각주:1]라 부를 순 없다. 일반적으로는 대형댐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대수력은 신재생에너지 분류에는 들어가지 않는 경향이 있고 한국 역시 그렇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보면, 정확히는 소수력만이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분류에 속할 뿐이다.


   그러나 인터넷 미디어 '에너지데일리' 에서 조력발전 관련 기사는 '신재생에너지'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조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물을 사용한다'라는 개념이 기존의 화력발전 등에 비해 친환경적인 면모가 분명 있기 때문일 것이고, 이에 따라 단순히 광의의 신재생에너지로 포함시켰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가 한 이유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발표한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 친환경 에너지의 슈퍼스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비록 전방위적인 녹색개혁이 추진 중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친환경의 실천 자체가 원래 어려운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다. 현재 언론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수소 관련 사업인데, 이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자동차업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도돌이표


   개인의 성공을 만드는 것은 '주제를 가진 습관'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이상을 되새기며 계속적으로 반복하는 습관만이 더 나은 역량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에는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대안, 그 이전에 제대로 된 습관을 찾기 힘들다.  조력발전소를 둘러싼 사회현상을 보면 이러한 문제는 뚜렷이 나타난다, 시화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당시 전국을 들쑤시는 화제였지만 여전히 '정부의 조력발전 건설 추진→지역주민의 극렬한 반대'라는 과정은 반복된다. 그 와중에 야당의 집회 지원 등 정치적 논리가 끼어드는 것도 여전하다. 다만 무대만이 새롭게 만들어진 서울광장으로 옮겨졌을 뿐이다.


   친환경 행보가 뚜렷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물론 수많은 이유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대중의 관심, 그리고 여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친환경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습관'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 내에서는 민의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모여 정치를 통해 정부 정책에 관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포퓰리즘적인 면모를 내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친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조력발전소 반대 시위의 모습



지속 가능한 발전보다 중요한 것


   조력발전 관련 이슈는 그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뿐, 일반 시민 사이에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혹여 화제가 나오더라도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접근[각주:2]보단 '전력이 부족하니 짓고 보자' '환경을 지키고 봐야 한다' 식의 주장만이 떠돌아 다닐 뿐이다. 이번 아산만 조력발전소 무산이나, 시화 조력발전소 가동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을까? 환경단체만 혹은 관련산업 관계자만이 알고 있는 이슈라면 우리는 좀 더 반성해야 한다. 어떤 주장을 지지하든,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눈 앞의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지속 가능한' 이야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리고 에코로코가 그 기능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Reference
에너지데일리 http://www.energydaily.co.kr


에코로코 내 조력발전 관련 포스트 둘러보기
조력발전 : 무한신재생에너지 VS 환경생태계보존 http://ecoroko.com/308




 

  1. 신재생에너지의 정의를 정확히 상기할 필요가 있어 주석을 덧붙인다. 신재생에너지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여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국내에선 재생에너지 8개 분야와 신에너지 3개 분야로 분류될 수 있다. 그 대상은 아래와 같다. 재생에너지: 태양열, 태양광 발전, 풍력, 바이오매스, 폐기물에너지, 지열, 해양에너지, 소수력신에너지: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액화 및 가스화.태양열과는 달리, 간접적인 활용인 태양광 발전의 경우 일부 국가에선 재생가능에너지로 분류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본문으로]
  2. 과학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가 필요한 법이다. '당신 안의 과학자(www.innerscientist.net)'라는 블로그를 추천한다. 아이튠즈 팟캐스트에서 동 제목의 방송을 들을 수도 있다. [본문으로]

ecoroko.hj 녹색기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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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우리가 친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기술들 역시 새로운 문제를 안고 있을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